Review/BOOK

불쾌한 구멍_공포가 태어나는 곳, 이토 준지

LYNN 2023. 12. 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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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준지는 호러 만화로 유명한 만화가죠. 사실 저는 한 번도 이토 준지의 작품을 본 적이 없습니다. 호러물을 좋아지 않거니와 그의 특유의 그림체에 매력을 못 느꼈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이번에 출간된 불쾌한 구멍은 궁금했습니다. 지체할 것 없이 냉큼 구매하였죠. 표지부터 예사롭지 않습니다. 책을 싸는 겉표지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이토 준지는 1986년에 <토미에 시리즈>로 데뷔하였습니다. (만화가가 된 지 30년이 넘었네요.) 책 속에서도 언급되는데요. 우메즈 카즈오 상에 심사위원인 우메즈 카즈오에게 자신의 만화를 한 번이라도 보여주고 싶어서, 그만큼 팬이고 동경하기 때문에 만화 작품을 보냈다고 합니다. 엄청난 팬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어요. 이를 계기로 만화가로 데뷔하였습니다.

 
책의 구성은 4 챕터로 구성되어 있어요. 1, 2 챕터는 만화가로서, 이토 준지 이야기, 3, 4 챕터는 발상법과 캐릭터 설정에 대한 내용입니다. 저는 모든 부분이 재미있었는데, 특히 1, 2 챕터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토 준지 작가의 탄생을 엿볼 수 있는 전기 같이 느껴졌거든요. 이토 준지는 초등학교 이전부터 만화를 보고, 그렸다고 하는데요.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70부작을 그렸다고 합니다.

이후 시간에 따라 중학교, 고등학교, 직업인이 되기까지의 경험이 담겨있습니다. 중학생 때는 SF의 한 형식인 ‘쇼트쇼트’에 빠져서 짧은 분량의 소설을 작성하고, SF작가를 꿈꾸기도 했다고 합니다. (공모에 떨어진 계기로 다시 만화를 그리게 되었다는) SF에서 자주 보이는 독특한 발상과 소재를 사용하는 걸 보고, 호러 만화에도 적용하였다고 해요.
 


여러 작품을 소화하고, 그려내며 쌓은 내공이 만화가의 토대가 되지 않았을까요?   불쾌한 구멍을 보면서,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매니악]을 보았습니다. 기괴하면서도 특이한 발상이 느껴졌습니다. 예를 들면 아이스크림 버스라든지, 목매는 기구와 같은 화가 기억나네요. 아이디어 발상법으로 3가지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로 “해야만 한다”를 부수기. 둘째로, “절대로 붙이면 안 되는 것”끼리 붙이기. 마지막으로는 동물의 능력이나 자연계의 구조를 가져오기입니다.

만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독자를 이 세계에 끌고 오기 위하여 디테일을 보완하고 현실적으로 그려내야 한다는 걸 강조합니다. 각 만화를 예시로 들며 스토리 구성과 발상, 작화에 대한 이야기를 곁들여 있어서 그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었어요. 작품을 돌아보며, 부족했던 설정이나 아쉬웠던 점도 추가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이토 준지가 궁금해지더군요. 신기하게도 이토 준지의 다른 작품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자세히 알고 싶은 마음에 ’ 이토 준지 연구‘라는 책을 구매하였네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창작하시는 분들, 만화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더욱 좋아하실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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