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같은 영화란 무엇일까.
현실 속에서 일어날 법이 없어서 영화인 영화도 있고. 지극히 현실적이어서 보는 내내 나를 괴롭히는 것도 영화다. 이는 영화를 고르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내 주변 지인도 너무나 현실적인 영화는 일부러 보지 않는다고 했다. 왜냐? 머리가 아프고 나에게도 일어날 법 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는 영화만 본다고. 현실이 팍팍한데 영화까지 그렇다면 영화를 보는 내내 자신의 현실을 겹쳐서 보게 되려나. 뭐, 운이 좋아서 더 비극적인 상황을 만나게 되면, 오히려 현실이 다행처럼 느껴지려나 싶기도 하고.
영화를 좋아하는 한 지인은 그런 의미에서 극히 현실적인 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런 녀석에게 추천받은 감독은 노아 바움벡이었다. 처음 듣는 감독의 이름이었고, 믿을 만한 추천이라 여겼기에 바로 노아 바움벡 감독의 필모를 순서대로 깼다. 오징어와 고래, 위아영, 결혼 이야기, 프란시스 하까지. 화이트 노이즈는 곧 볼 예정이고, 나머지 영화들도 찾아서 볼 것이다. 필모를 깨는 과정에서 멈춤이 없던 이유는 이 감독의 영화가 좋았기 때문이고, 다른 영화도 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서였다.
특히 노아 바움벡의 작품 중 나의 속을 후벼판 건 '프란시스 하'와 '위아영'이었다. 내가 영화를 보는 이유는 다양한데, 영화 이야기를 하며 하나를 꼽자면, 영화가 나의 인생에 들어올 때가 있어서다. 앞서 말한 두 작품은 과거의 나 혹은 지금의 나를 비쳐보는 것 같았다. 두 영화 속에는 씁쓸한데 웃음이 나고, 웃기면서 짠한 구석이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두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나의 어떤 모습을 발견하였고, 나의 인생을 혹은 어느 순간을 꺼내볼 수 있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하다 여러 경험 끝에 자신을 찾아가는 프란시스를 보며 신입 시절의 나, 꿈을 꾸지만 꿈과 현실의 격차가 커서 힘들었던 때를 떠올렸다. 나이를 먹으며, 자신들의 삶과 진정성을 찾아가는 조쉬와 코넬리아 부부를 보며 진짜 나를 찾아가던 과정 속의 나를 떠올렸다. 인생의 한 조각을 떼어내 영화 속에 구현한 것처럼 느껴져서 보면서 킥킥대기도 하고, 눈물이 날 것처럼 울렁거리기도 했다.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가 있어서 생각날 때마다 꺼내볼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화 촬영지가 뉴욕 배경인 경우가 많아서, 영화를 보면서 뉴욕에 놀러 가고 싶은 마음이 샘솟는다..)
[영화 정보]
프란시스 하 (티빙, 웨이브, 넷플릭스)
위아영 (왓챠, 티빙, 웨이브)
오징어와 고래 (왓챠)
결혼이야기 (넷플릭스)
사진 출처
1. 사람과 함께하는 위드인뉴스 :: [리뷰] 세대 그리고 처지의 차이에 관한 통찰 코미디. 영화 '위아영' (withi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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