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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추천4

[그림에세이추천] 매일을 헤엄치는 법, 이연 가장 힘들 때에 필요한 건 공감과 위로일 것이다.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누군가가 "괜찮아질거야. 나도 그랬었어."라고 말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유튜버이자 작가인 이연은 자신의 일기를 바탕으로 책을 출간하였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었고, 매일 수영하고, 자신의 일을 찾기 위해 보낸 시간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고민하며 눌러쓴 일기를 훔쳐보는 것 같은 대목도 있었고, 힘들 때마다 꺼내보고 싶은 대목도 있었다. 읽으면서도 밑줄친 구석이 많아서 밑줄과 인덱스를 많이도 붙였다. 이연이라는 작가님을 잘 모르는데, 내공이 대단한 사람으로 느껴졌다. 힘들었던 시기를 보내는 누군가를 위하여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주는 사람같았다. 어둠이 있어야 밝음도 있는 법이고, 쓴 맛이 있어야 단 맛도 느낄 수 있다고.. 2022. 9. 5.
책방이 싫어질 때, 태재_ 책방 직원의 뒤끝 에세이 일을 하다가 동료나 선임에게, 혹은 주변에서 날아오는 말들에 날카롭게 베일 때가 있다. 말을 뱉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 말은 칼이 되어 마음에 상처를 내기도, 기억에 남아 두고두고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왜 그런 말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오래도록 곱씹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울분이 터져나왔고,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반대로 나를 위로 올려주는 기분 좋은 말들도 있다. 나라는 사람을 인정하고, 공감을 더하는 표현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생각해보면 말 한마디에 따라 나의 기분은 오르락내리락 영향을 쉽게 받았다. 나에게 닿았던 말을 기록해두면 어땠을까? 작가 태재는 책방에서 일하며 마주한 말들을 적.. 2021. 1. 22.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_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둬야 할 때 배가 터질 정도로 밥을 먹으면, 죄책감에 산책을 나오곤 했다. 한강변을 걸을 때마다 마스크를 끼고 내달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며 ‘어딘가 멋지다.’라는 감상과 거리감, 약간의 경외심을 느꼈다. 달리기 어플을 보니 지난 기록은 2019년 5월이었다. 1년을 넘도록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몸을 방치하고 놀리기만 하는 증거였다. 몸이 둥글둥글해지고, 무릎에서 뻐걱뻐걱 소리가 나고, 체지방 수치마저 늘어가는 마당이라 덜컥 밖으로 나갔다. 남자친구와 달리기 목표를 정하는데, “한 5km면 되지 않아?” 하고 쉽게 말했다. 거리 감각과 달리기 경험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고, 마음 먹은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신이 나서 앞만 보고 달렸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멈췄고, 삐걱대.. 2020. 10. 2.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정지혜_ 잊고 있던 따뜻함을 불러오고 싶을 때 이제는 어딜 가나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고, 매년 치르는 수능시험과 거리가 생기고 (출근길에 뉴스를 보고 ‘아 오늘 수능이었나?’ 함) 당연하게 출근하고 퇴근하는 매일을 반복하며, 마음대로 술을 마시고 돈을 쓸 수 있고, 멋대로 망가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지속되는 일상을 보내니 작은 자극에 무감해지고, 새로움에 미지근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와 연애를 하더라도 어렸을 때처럼 눈물이 핑 돌만큼 좋아하지 않게 되고, 감정의 오르내림이 점점 줄었다. 매체 속 아이돌의 나이는 나의 나이와 점점 차이가 나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제 더이상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이 없다.) ‘아 내가 나이를 먹기는 먹었구나.’라고 체감하였다. 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 2020.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