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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윤3

슬픈 세상의 기쁜 말, 정혜윤 오래된 통화로 데워진 스마트폰에 볼이 뜨겁게 통화를 할 때가 있다. 짧게는 1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의 시간이 든다. 통화의 주된 내용은 보통 사는 이야기, 일상 생활에 대한 것들이다. 자주 통화하다 보면 자연스레 친구들의 특징을 뽑아낼 수 있는데 쉽게는 말버릇을 꼽을 수 있고, 깊이 고민해보면 굵직한 주제 같은 단어를 떠올릴 수 있다. 지금 무얼 좋아하고, 어떤 것들로 시간을 보냈는지, 혹은 그들을 고민하게 하는 일들. 친구들이 겪고 있는 현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은 경험하는 대로 이야기하고, 또 이야기하지 않나. 누군가는 자신의 이야기로 책을 내고, 또 누군가는 그림을 그리고 또 다른 이에게 말을 하는 일 마저도 그들의 경험과 말이 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작가 정혜윤은 '우리 존재는 우리가.. 2022. 6. 5.
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_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카프카 “꿈은 ‘아니면 말고’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의 세계다. 꿈은 수많은 이유가 모여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일, 포기하면 내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일이다. 진짜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 때문에 많은 것을 참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용감하게 선택하고 대가를 치른다.”_아무튼 메모, 정혜윤 (P109) 꿈을 꾸고 노력하는 건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주인공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고 공감의 눈물 흘리는 게 아닐까? 일상과 많은 부분이 닮아서.) 마찬가지로 나의 인생도 멋진 꿈을 꾸고 애쓰는 순간들이 모여있다. 절박한 마음은 매일의 잠을 아끼도록, 몸을 혹사시키도록 만들었다. 아낌없이 나를 태워도 아깝지 않았던 그 .. 2021. 4. 1.
아무튼 메모, 정혜윤_ 나 자신을 위한 메모를 하고 싶다면 친구랑 재미있는 대화를 하다가 속으로 ‘아 이거 적어둬야지.’하고, 책을 읽다 마음을 흔드는 문구를 발견하였을 때 필사를 하고, 트위터에서 웃긴 멘션을 보면 간직하려고 좋아요를 하고, 업무상 중요한 알림이나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책상 위에 적어두는 일은 모두 일종의 메모라고 할 수 있다.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중에 (또) 보고 싶어서’이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도 알게 모르게 까먹을 테고, 당장은 내 마음을 쿵하게 만들었어도 금방 잊어버리는 게 사람이니 소중한 것들을 간직하려고 기록하게 된다. 소설가 이승우는 ‘대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다. 붙잡지 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그러니까 메모를 하는 것은 붙잡는 것이다.’고 했다. 메모하는 습관이 있으나 이를 .. 2020. 11.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