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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만화추천] 듣고 있니? 틸리 월든

by LYNN 2023.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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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리 월든
1996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태어나 버몬트주 카툰 연구 센터에서 미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스피닝이라는 작품으로 아이스너상을 받은 뒤 햇살을 타고, 아이 러브 디스 파트, 여름의 끝자락 등의 작품을 출간하였다.
 
나는 스피닝이라는 작품으로 틸리 월든을 알게 되었다.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에 국내에 출간되는 도서를 읽고 있다. 첫 출간 이후 만나는 작품들은 볼 때마다 매번 놀란다. 내용, 구성과 연출, 작화가 갈수록 풍부해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내용
틸리 월든의 만화엔 여성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햇살을 타고, 스피닝, 아이 러브 디스 파트 모두 그렇다. 듣고있니? 에서도두 명의 여자 주인공이 등장한다. 루와 비. 개인의 상처로 집을 떠나온 비와 엄마를 잃은 상실감으로 힘들어서 떠나던 중인 루가 우연히 만나 떠나는 이야기다. 목적지를 향해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한 편의 로드무비를 보는 것 같았다. 추가로 작가의 영화적인 연출이 더해져서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델마와 루이스가 떠오르기도 하고.
 
길고 긴 여정 중에 주인공 둘은 마음 속 상처를 꺼내고 이야기를 나눈다. 자신의 상처를 누군가에게 꺼내는 일부터 직면하는 일까지. 누구든지 상처를 덮어두고 참기만 한다면, 분명 곪아버릴 것이다. 상처를 깊기 위해서는 먼저 상처를 드러내는 일이 첫 번째라 생각한다. 힘들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힘든 마음을 공유한다. 
 


힘들었던 마음을 공유한 그들을 보며 생각했다.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들은 인생에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힘들어도 앞으로 가고, 지도에 없는 곳이지만 어떻게든 찾아간다.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앞 장에 이런 글귀가 모든 걸 설명하는 것 같았다.
 
"여행 안내서들은 기만을 다룬다. 바다는 정신적 속성이다. 지도는 모두 허구이며, 여행자들은 모두 서로 다른 개척지에 이른다." -에이드리언 리치, [여정]  
 
구성과 연출
만화를 보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게 아까웠다. 두 명이서 나누는 대화인데도, 다양한 각도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연출한 점이 좋았고. 그들의 위치와 마음에 따라 색감을 사용하는 것 같아 내적인 동조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불안하거나 긴장된 장면에서는 그림이 컷을 넘어가고. 여러 컷을 하나로 뭉개서 그려내기도 했다. 컷 선을 지글지글하게 그리는 것도 좋았다. 주인공이 어떤 상태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는 정보를 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
고통스러운 일로 괴로울 때, 인생에 처음인 일을 만났을 때 이 책이 떠오를 것 같다. 가끔씩 약처럼 꺼내먹어도 좋을 작품이다. 추가로 에프 그래픽 컬렉션을 이번에 알게 되었는데, 여기서 출간된 모든 작품을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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