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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책추천] 노련한 기획자의 노하우와 인사이트 살펴보기, 하하호호 기획법

by LYNN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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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기획자의 글이나 책을 읽는 일은 그들의 자세와 태도, 인사이트를 얻기에 좋습니다. 비용이 들지 않는 쉬운 방법이죠. 이번에는 오구니 시로의 하하호호 기획법을 읽어보았는데요. 표지부터 느껴지지 않나요. 발랄한 느낌이 가득한 책이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년간 오구니 시로가 기획을 하면서 배운 노하우가 사례와 함께 담겨있었습니다. 

 

 

먼저 오구니 시로에 대해 설명하면, 현재는 오구니시로 사무소의 대표이자 프로듀서입니다. 이전에는 NHK에 입사하여 여러 프로그램(<프로페셔널, 일하는 방식>. <클로즈업 현대> 등)을 연출하였죠. 이후에는 건강상의 문제로 연출하지 않는 연출자로서 프로그램의 프로모션, 브랜딩 등을 담당하였습니다. 그는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하였는데요. 치매 어르신들이 일을 하는 <주문을 틀리는 요리점>, 누구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프로페셔널, 나의 방식' 앱, 암 환자에게 기부가 되는 <딜리트 C>, <마루노우치 15초메 프로젝트>, <서포터즈가 되자> 등을 기획하였습니다. 
 
오구니 시로의 기획법을 살펴볼까요? 그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때 필요한 다섯 가지 요소를 말합니다. 기획이란 건 상대방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다섯 가지는 '기획, 표현, 실현, 전달, 태도' 입니다. 아무리 좋은 메시지가 준비되어 있다고 한들, 전달을 위한 아이디어가 없다면 쓸모가 없어지겠죠.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리 중요한 메시지라도 결국 전달되지 않는다면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다'(14쪽)라고요. 기획은 메세지 전달을 위한 콘셉트와 아이디어를 만드는 걸 의미합니다. 좋은 메시지와 기획 아이디어가 준비되었지만, 이를 이상하게 표현한다면 꽝이겠죠. 기획의 힘을 끌어올리기 위한 표현이 필요하고, 구상한 기획을 실현하는 일과 어떤 경로로 세상에 유통할지(전달), 일련의 과정에서 판단과 행동의 기준이 되는  태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기획할 때는 다섯 가지 요소가 빠짐없이 포함되어야만 기획을 완성할 수 있을 텐데요. 각 요소마다 일하며 느낀 다섯 가지 요소에 대하여 포인트를 짚어줍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이 많아 필타하느라 애먹었습니다. 그중에서 요 구절이 떠오르네요. "기획을 할 때, 초심자가 압도적으로 다수를 이룬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략) 그럴 때는 '그렇게 잘 아는 척 하는 건 그저 자기만족일 뿐이잖아'하고 스스로 꼬집어줍니다. 점점 자신이 소수의 존재가 되어간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대다수 쪽의 감각을 끊어내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요. 이렇게 안타깝고 한심한 일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기획하는 데 있어 초짜일 때의 나 자신을 기획자로서 최상의 상태로 여깁니다." (73쪽)
 
기획을 할 때에 몰입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가끔씩은 한 발 빠져나와서 자신의 기획을 보는 게 좋다고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계속 같은 것을 보면, 새로운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이죠. 어쩔 수 없는 걸까요? 그래서 저는 기획을 하는 중간에  다른 기획자에게 의견을 구하거나, 다른 동료에게 묻는 일이 있었습니다. 공감이 되는 구절이라 필타를 하며 생각하였습니다. 기획을 할 때에 기획의 의도를 까먹을 때도 있고, 지속적으로 생각하고 떠올리다 보면 금방 까먹는 경우도 있어서. 잘 기록을 해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물건의 가치는 바뀌지 않습니다. 이 빠진 찻종은 찻종 그대로이고 평범한 마스크는 어디에서 널린 마스크 그대로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식으로 말해보면 어떨까, 저런 식으로 말하면 어떨까 하고 다소 상식에서 벗어나도 좋으니 우선은 말해보는 겁니다. ‘모든 것은 말하기 나름’을 자신 있게 되도록 많이 시도해 보는 거지요.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 빠진 찻종이 가장 에너지 넘치는 찻종으로 보이고, 평범한 마스크가 누군가와의 유대가 느껴지는 특별한 마스크로 보이는, 그런 표현을 찾게 될 것입니다(145쪽).
 
기획을 하다 보면, 표현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는데요. 잘 만든 기획이더라도 '어떻게 글을 작성하고 설명하느냐'에 따라 기능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의도한 대로 전달하고 싶으면, 표현에도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기 때문이죠.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곁으로 배우고 감각을 익히고 있지만, 여전히 시간을 두고 공부해야 하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와 기능에 따라 어조를 달리 하는 것들은 많은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쌓아두고 익혀야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그의 마인드가 엿보이는 문장입니다. 자신들이 보고 싶은 세계를 대하는 순수한 자세. 그들은 분명 처음부터 “좋았어, 혁명을 일으켜보자!” 하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을 열광적으로 추구해 온 결과물이 ‘혁명’이라고 불렸을 뿐입니다.(289쪽)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어설픈 프로보다는 열광하는 아마추어가 되라고요. 자신이 보고 싶은 세계를 향해 고민하는 마음이 보였습니다. 그의 다음 프로젝트들이 궁금해지네요. 
 
유쾌하고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필력도 좋고 내용도 재미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일독을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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