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에서 한 분이 인생 영화라며 추천하였는데, 어떤 분은 자신은 아니었다고 고개를 내젓길래 궁금증이 생겼다. 궁금한 건 확인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는 집으로 돌아와 바로 재생했다. 제목을 보고 ‘시시콜콜한 소재를 다루겠지~’라고 예상했다. 이야기는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는 여러 친구들이 나오는 청춘 영화로 보였다.
정보 없이 영화를 볼 때면 생생하게 경험하고 반응할 수 있어서 좋다. 좋아하는 일본 배우인 카미키 류노스케가 나오는 것도 영화를 재생한 뒤에야 알았다. (일본 드라마 ‘콩트가 시작됬다’에서 보고나서 팬심이 생겼다.) ‘콩트가 시작됬다’에 나왔던 다른 배우도 함께 출연한다. 익숙한 얼굴들이 꽤 많아서 반가웠고, 알고 있던 배우들이 다른 연기를 하는 걸 볼 수 있어서 재밌었다.
영화는 요주의 인물인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을 나오지 않으면서 여러 친구들의 생활에 균열이 생긴다. 각자 선택하는 방식에 따라 고교 생활을 보낸다. 중요한 건 ‘자신의 방식’대로 꿈을 꾸고 행동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고등학생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들의 인생에 적용해볼 수 있다.
자신이 꾸는 꿈에 대하여 가지는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이룰 수 없는 꿈이라며 미리 접을 수도 있고, 무모하더라도 될 때까지 쥐어짜가며 노력할 수 있고, 꿈이라는 게 없을 수도 있다. 영화 속에 등장한 다양한 인물들을 뷰며 나를 반영해볼 수 있었다. (나는 지금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하여)
나는 시작부터 무리인 일을 선택한 적이 있다. 나의 전공과 전혀 상관 없는 대학원에 진학한 일, 아무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도 ‘그저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프로젝트 참여에 지원한 일이었다. 무척 힘들어서 좌절하기도 하고, 조금씩 달라지는 나를 보며 기쁘기도 했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은 무모한 결정을 내릴 순간이 또 있을까 싶다. 이제는 어떠한 선택을 하기 전에 현실적으로 고려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잃고 싶은 게 많아지는 게 어른이 된다는 걸까. 다른 이에게 어떻게 보이든 자신의 꿈을 쫓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현실적인 문제도 있고, 남들의 시선도 있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더 무모할 수록, 결정하고 추진하기가 참 어렵다. 하고 싶던 일을 지속할 힘이 부족할 때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결정할 용기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보면 좋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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