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MOVIE

[다큐추천] 액트오브킬링(Act of Killing), 제노사이드 다큐멘터리 영화

by LYNN 2024. 2. 26.
반응형

출처 나무위키

 

제노사이드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제노사이드는 특정 집단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절멸시킬 목적으로 그 구성원을 학살하는 행위입니다. 사건의 발단은 1965년 10월 1일 인도네시아 장군 6명, 장교 1명의 납치/살해 사건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육군참모차장인 수하르토는 이 사건이 인도네시아 공산당의 소행이고,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쿠데타였다고 선전합니다. 공산당은 해당 사실을 부정했으나 수하르토 군부는 공산당원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무차별하게 사살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민간인들도 학살에 가담하게 되죠. 민간인 학살을 주도하였던 사람은 '안와르 콩고'입니다. 

 

안와르 콩고는 학살 이후로 영웅 대접을 받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또한 학살을 주도하였던 불법무장단체 판치실라와 프레만들도 영화 속에 등장합니다. 감독은 이들에게 당시 학살을 영화로 제작할지 의향을 묻고, 그들의 학살 행위를 영화 속에 그대로 재연합니다. (찾아보니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촬영하려 했으나 어려워 변경하였다고 합니다.) 가해자들은 시나리오부터 장면 연출, 촬영, 그리고 직접 출연하기까지 합니다. 이 영화는 영화의 제작 과정과 그들의 인터뷰를 담아 그들의 입을 통해서, 행동을 통해서 직설적으로 연출된 장면을 만나게 합니다. 

 

가해자들은 어떻게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을까요? 감독은 돌려 말하기보다는 직접 말하기 방식을 선택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영화를 찍지만 영화의 허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이야기(실제)를 재연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2시간 30분 동안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마음 속 불편함이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사람을 죽일 때 사용한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까지 하죠. 보는 와중에 다크 투어리즘의 멕시코 마약투어가 겹쳐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나르코스의 주인공이었던 마약왕의 관계자가 자신이 어떻게 총격전을 벌이고 사람을 죽였는지를 설명하고, 이를 관광 상품으로 만들어 팔거든요. 

 

불편한 지점은 꽤나 많습니다. 직접적인 장면 연출, 피해자의 영화 출연, 대학살 행위 재연 등 영화 제작의 이유로 추가적인 불편함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더욱 불편하였던 점은 가해자들은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당시 행위를 재연하고, 실제 이야기를 곁들인다는 점이었죠. 살인 자체도 가혹한 행위이지만, 살인에 대하여 별생각이 없는 이들을 지켜보는 것이 더욱 힘들었습니다. 2시간 30분의 러닝타임의 끝자락에 안와르 콩고는 피해자 역할을 하고, 고문당하는 장면을 연기합니다. 그동안 자신이 벌인 일에 놀라고, 눈물을 터뜨립니다. 바깥에 나와야지만 깨달을 수 있는 걸까요. 그렇게 되기까지 50년이나 걸렸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