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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아무튼 연필, 김지승_ 검은 다이아몬드, 연필에 대하여

by LYNN 202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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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고 있는 연필입니다


한 가지를 오래도록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출간된 책을 보면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와 대화하듯이 풀어내듯 하고, 숨겨둔 타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할 때도 있었다. 거창하지 않게, 담백하게 써내려간 덕후들의 기록을 보는 일은 나에게 새로운 관심을 주고 관점을 바꿔볼 기회를 제공했다. 한 분야에 관심이 생길 때면 아무튼 시리즈에 관련 도서가 있는지 찾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산을 보고 책을 핑계삼아 친구들을 산으로 끌어모았고, 아무튼 메모를 읽고 메모하던 나에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심기도 했다. 아무튼 술은 애주가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무튼 연필을 접하게 된 이유도 연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전에는 독서를 할 때 북다트나 포스트잇으로 간직하고 싶은 부분에 표시를 해두었다. 독서를 좋아하는 친구가 색연필을 의미별로 다르게 칠하는 걸 보고 나도 따라서 색연필을 샀고 신나게 밑줄을 그었다. 그러다 색연필에서 연필로 어물쩡하게 넘어갔다. 의미를 나누어서 색을 다르게 하는 치밀함은 나에게 없었기에 부담이 없는 연필을 자주 사용했다. 적당한 경도와 가벼운 무게, 연필심과 책이 만나서 내는 소리를 좋아했다. 자연스레 문구점에 가면 연필이 눈에 띄었고, 연필 가게를 찾아가보기도 했다. 엄청난 덕력으로 연필을 사모으진 않지만 지금 나의 선에서 좋아하고 있다.


며칠전 사적인 서점에 방문했다가 ‘아무튼_연필’ 표지를 보고 망설임 없이 구매하였다. 연필과 관련된 사연과 이야기들을 읽으며 연필 덕후의 세계에 점점 들어갔다. 각 연필에 대한 고유의 스토리를 알아가고, 연필을 좋아하는 사람의 글을 읽으며 연필에 대한 애착과 관심이 깊어졌다. 연필의 구성이나 경도에 대해서도, 펜을 사용하지 않고 연필을 사용하는 이의 마음에 대해서도 이전엔 의식하지 못했던 나였다. 내용의 앞부분에는 연필에 대한 이야기로, 뒷부분에는 여성 작가들과 연필에 대한 이야기였다. 연필과 여성 작가의 이야기를 찾고 수집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고 느낀 건 ‘진정한 덕후라면 좋아하는 걸 이러한 방식으로 통합하고 넓히는 게 아닐까.’ 였다. 은은하고 깊은 이야기가 담긴 ‘아무튼 연필’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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