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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

선택, 선택의 재발견, 김운하_ 선택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by LYNN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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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만나는 과정을 보면 무수한 선택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일정을 정하고, 일정을 정했다면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장소를 고르고 나서는 만나서 무엇을 할지, 밥을 먹기로 했다면 음식의 종류에 따라 식당을 골라야한다. 친구와 만나는 데도 정해야할 것들이 많고, 만나기 전에 이러한 과정이 깔려있다. 가끔은 다 정해놓고 만나도 우리들의 선택이 괜찮은지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듯 선택이라는 건 자잘하게 삶을 채우고 있다. 물론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만큼 큰 결정도 있고, 당장 무얼 타고 출근할지 결정하는 일상적이고 작은 결정도 있다. 주어진 선택지에서 자신의 정답을 결정하는 일은 나비효과처럼 미래와 이어져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선택에 따라 작아지거나 커질 수 있다.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가장 머뭇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선택에 따른 결과를 예상할 수 없기에, 즉 불확실성 때문에 우리들은 결정하기 전에 주변을 서성이고 주저하게 된다. 어떠한 피해도 받고 싶지 않아 결정 내리는 자체를 피하기도 한다. 누구든지 위험이나 피해를 받고 싶지 않고,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싶을 것이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 좋은 결과를 불러오길 바란다. 나 또한 새로운 장소를 가거나 경험이 없는 음식을 접할 때, 생소한 종목에 투자해야 할 때, 단순히 장을 볼 때, 심지어 미용실을 고르는 문제에 있어서도 손실을 피하고자(머리를 망칠까봐) 고민하고 또 고민한다. 고심해서 결정을 내렸어도 이후에 후회하는 일도 있고, 예상 밖의 결과물에 만족하기도 한다.


이에 작가 김운하는 선택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많은 문헌으로 쌓인 사유를 나눈다. 선택의 무게와 선택 시에 고려해야할 것들, 선택할 때 우리들이 흔히 저지를 수 있는 실수들, 실수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심리적 편향과 기회비용, 선택에 대한 후회에 대해 순서대로 서술한다. 사회학, 경제학, 철학, 문학, 미술 작품을 인용하여 선택 과정에 대해 설명한다. 엠마 보바리의 이야기로 선택의 무게를 떠올려보게끔 하며, 스펜서 존슨의 작품 [선택]을 인용하여 선택의 기준을 설명한다. ‘선택의 주관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자신에게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하고 정말 중요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라는 문장을 빌려와 선택상황 속에서 어떠한 결정을 해야할 지 말한다.


결정을 하는 데에 있어 인간이 가진 심리적 편향과 비합리성을 이케가야 유지의 [단순한 뇌 복잡한 나]와 리드 몬터규의 [선택의 과학], 밀란 쿤데라의 [누구도 믿지 않으리]를 인용하여 말한다. 이 중 인용된 부분을 보면 다음과 같다. ‘사람은 누구나 눈가리개를 하고서 현실을 통과한다. 사람에게는 자신이 실제로 경험하고 있는 것을 단지 느끼고 상상하는 것만이 허용된다. 그 눈가리개가 풀어진 후에야 사람은 지난 과거를 보고 자신이 경험한 것과 그것이 의미했던 바를 비로소 알아차리게 된다.(밀란 쿤데라, [누구도 웃지 않으리]’


추가로 인지적 편향에 대한 연구와 결과를 공유하고, 선택 이전과 이후에 후회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재미있던 점은 인간은 선택하기 이전에 예상 후회라는 형식으로 미래를 후회하고, 선택을 한 이후에도 후회한다는 점이었다. 인용한 부분을 보면 후회에 시간이라는 개념이 작용한다는 걸 알 수 있다. ‘단기적으로 우리는 깨진 낭만적 관계를 후회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놓친 낭만적 관계를 후회한다. 이와 같이 우리는 우리가 한 결정들에 대해 심리적인 문을 닫지 않은 채 열어두며,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가 하지 못한 것은 점점 더 크게 부각된다.(배리 슈워츠, [선택의 심리학])’

책을 읽는 막바지에 다다르자 ‘선택한 것과 선택하지 않은 것 모두 후회하는 인간은 결국 어떠한 선택을 내리고 살아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남았다. ‘카너먼은 우리가 행복하고 좋은 삶을 살기 위해서는 이런 기억의 독재에 반대하여 지금 현재의 경험 자체를 소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 작가 김운하 역시 ‘우리 삶의 진실은 사실 기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매 순간 우리가 직면하는 현실 속의 경험에 있다.’고 말한다. 지금 좋았던 경험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영향을 받아 후회하게 될지 아닐지를 알 수 없으니, 지금 자체를 즐기라는 답을 얻었다.

자잘한 선택부터 중대한 선택까지 다양한 선택으로 구성된 우리의 삶에서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인식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이 책을 읽고 선택에 대해 깊이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선택이 무겁고, 무거워서 결정하기 어려운 사람들, 앞으로 무수한 선택 과정을 맞이할 사람들이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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