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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콩트가 시작된다_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왓챠 드라마 추천

by LYNN 2021.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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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시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왜 사냐건 웃지요.”

사람은 왜 살까. 무엇으로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해야 할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알맹이 같은 질문인데 제대로 된 답을 내린 적이 없었다. 아니, 한번이라도 제대로 질문해본 적이 있었나. 나에겐 정답이 없으니 주변에 무턱대고 물어봤다. 마꾸 쏘아놓은 화살 같은 질문에 답변은 그만큼 다양했다. 다짜고짜 욕과 함께 ‘나도 왜 태어나서 사나 모르겠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산다.’거나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 친구들, 나처럼 ‘모르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빠의 답변이었는데 “그래도 이왕 태어난 거, 태어났으니 잘 살아봐야하지 않을까.” 였다.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고 멋지지는 않더라도, 그럼에도 부딪히며 살아야하는 게 인생이 아닐까.


얘기를 듣고 보니 “인생이 뭐 있나.” 싶었다. 그럼 나는 무얼 붙잡고 일어서야 할까. 때마침 인스타에서 어떤 사람의 소개를 보고 홀린 듯이 드라마를 보았다. 무너진 생이라 느껴져도 어느 날 일어서게 되는 게 인간에 대해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대개 드라마는 주인공의 실패나 고난 끝에 성공하는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만, ‘콩트가 시작된다.’는 기존의 드라마와는 다른 전개와 내용이 담겨있다. 뜬금없이 드라마 시작 전에 콩트가 나오고, 이는 복선처럼 뒤이어 나올 드라마의 내용을 암시한다. 드라마가 끝나면, 처음에 보였던 콩트가 해당 화를 마무리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있다.  

드라마의 등장인물은 일류 기업을 다니다 자진 퇴사한 리호코, 자신의 일을 통 찾지 못하여 스낵바에서 일하는 그녀의 동생, 츠무기와 10년 간 콩트를 짜고 공연하지만 인기가 없는 개그팀 맥베스 3인방(하루토, 쥰페이, 슌타)이다. 회사 일로 모든 걸 소진해버린 리호코는 돌연 퇴사 후 집에서 빈사 상태로 동생 츠무기에게 발견되고, 도움을 받아 조금씩 회복한다. 우연히 마주한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레스토랑에 방문한 맥베스를 만난다. 매번 같은 시간에 방문하여 콩트를 짜는 이들을 보며 응원하는 마음을 갖고 팬이 된다. 리호코는 맥베스의 팬으로 그들을 버팀목으로 삼아 살아간다.


맥베스는 개그맨 3인조 그룹으로 고등학생 때 결성되어 지금까지 활동하지만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온 사람들을 웃기겠다는 마음으로 매일을 투자하고 애쓴다. 모든 멤버들이 개그만으로 활동이 어려워 따로 알바를 병행하며 생활을 한다. 개그맨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을 때 부모님들은 ‘10년이 지나도 인기가 없으면 그만두어야 한다.’로 약속을 하였다. 10년의 시간이 지나고 팀 해체 여부를 고민하게 된다. 과연 그들이 어떠한 선택을 내릴 지, 선택까지의 과정은 드라마를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각 인물들의 사연과 성향이 다른데도 이야기 속에서 잘 어우러지고 부딪힌다. 특히 맥베스 3인방의 성격은 물론 생김새도 제각각인데, 그들이 콩트를 짜고 즐기는 과정을 보면 저절로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다. 나도 여자 주인공 리호코처럼 분명 재미없어 보이는 개그나 빵 터지는 대목이 아닌데도 웃고 있을 때가 있었다. 일본 특유의 기발한(?) 개그 소재들이 돋보이는데 콩트 안에 개인적인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 (알게 모르게 속마음을 콩트로 표현하였나?) 물론 매일 재미있을 수는 없는 법, 싸울 때는 무지하게 맵다. 하지만 슌타의 평온한 성격이 하루코와 쥰페이 사이, 리호코와 츠무기의 사이를 부드럽게 중화시킨다.

드라마를 보면서 지금의 나와 맞닿은 부분이 있어서 같이 고민하고 응원하는 순간이 있었다. 힘들었던 리호코의 삶의 버팀목이 되어준 맥베스, 그런 리호코를 보며 10년의 개그 생활을 돌아보는 하루토를 잊을 수 없다. 서로 힘이 되어주는 그들을 보며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노력한 시간은 하나의 과정이고, 값진 시도인 건 틀림없을테니. 실패하거나 삐끗해도 다시 시작하면 된다.(지난 과정에서 다른 배움이 있었겠지..껄껄) 그리고 힘든 시기라고 마냥 힘들지만은 않고, 그 때마다 내게 힘을 주던 주변의 손길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겠다. 유머와 감동을 고루 갖춘 청춘 드라마, ‘콩트가 시작된다.’ 힘들 때마다 한 편씩 꺼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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