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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The Last Word_ 시작이 두려운 당신에게, 왓챠 영화추천

by LYNN 2021.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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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영화를 선택할 때, 좋아하는 작가의 책이나 주변 지인의 추천, 혹은 영화 게시판을 참고한다. 추천의 글귀나 관련된 이야기가 나를 이끌었다면, 보고 싶은 콘텐츠 목록에 미리 추가해둔다. 느낌이 오는 어떤 날이면 갑자기 영화의 재생 버튼을 누른다. 과연 이 영화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주인공 해리엇(셜리 맥클레인)은 은퇴한 광고 에이전시 대표다. 그녀의 인생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설명한다. 한마디로 깐깐하고 까칠하다. 가족, 일, 친구, 주변인들을 포함하여 모든 게 자신의 기준에 맞아야 한다. 윽! 어느날 신문을 보던 해리엇은 사망 기사를 접하고, 자신이 죽기 전에 ‘사망 기사를 확인하고 죽겠어야겠다.’며(그래야 완벽한 마침표를 찍게 되니까) 사망기사 전문기자 앤(아만다 사이프리드)을 만난다.


해리엇의 사망 기사를 작성하기 위해 조사하던 앤은 그녀의 인생에 쓸 거리라고는 하나도 없다는 걸 체감한다. 왜냐면 그녀 주변의 평판이 너무나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와중에 까칠한 해리엇은 도움이 되기는 커녕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정말이지 해리엇은 양보가 없고 고집불통이다. 앤은 그만두겠다고 하지만, 해리엇의 권력에 못이겨 다시 기사 작성에 임한다.

결국 그들은 완벽한 사망 기사를 위해 필요한 4가지를 준비하고 만든다. 이 과정에서 브랜다(앤쥴 리 딕슨)를 만난다. 함께 보내는 시간이 쌓이면서 앤은 해리엇과의 거리가 가까워진다. 차츰 그녀의 깐깐함, 완벽함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그 때 그 시절 여성 대표의 자리에 가기까지 해리엇은 끊임없이 부딪히며 다져온 단단해져야만 했다. 하지만 그녀의 완고함에 주변 사람들은 거리를 둘 수 밖에 없었다.
이 후의 내용은 영화를 통해 확인하기를 바란다.


해리엇은 앤에게 엄마처럼, 혹은 인생 선배처럼 따끔한 말을 던진다. 앤이 주저할 때마다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자극한다. 해리엇이 거침없이 직언을 내뱉는 바람에 영화를 보는 나도 아플 때가 있었다. 변하기 위해서 상황을 파악하고, 지금을 깨버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를 깨부수는 일은 참 어렵다. 다행히도 해리엇은 잔소리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내공을 토대로 용기 한 조각을 떼어준다. (당근과 채찍을 모두 줘버리는 해리엇..)

출발하기 전 한 걸음 떼기가 참 어렵다. 방향을 틀기 전에 나의 선택이 맞는 지 고민하게 되고, 주저하게 될 때면 해리엇 같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을까. 영화 속에서 해리엇이 앤에게 한 대사가 나에게 말하는 것처럼 다가와서 가슴이 뭉클했다. 나도 앤처럼 실패할까봐 두렵고,그래서 주저하게 되고, 힘이 들 때가 있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던 말은 "네가 실수를 만드는 게 아니야. 실수가 너를 만들지.", "어마어마하게 실패해. 실패해야 배울 수 있어."였다.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색으로 채우려면 이렇게 살아야하지 않을까.

고아원에서 해리엇이 강연을 하는데 이런 대사를 한다.
"너희들이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원래 애들은 다 위험해. 위험하지 않은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의 미래는 평범할 걸. 위험을 극복하는 게 인생이란 거지. 난 위험을 무릅쓰고 대학을 갔어. 그 시대엔 남자들이 공부하는 여자하고 결혼하지 않았어..."
(중간 생략)
"왜요? 왜 위험을 무릅썼어요?"
"왜냐하면 내 잠재력을 감추고 살 수 없었거든. 너희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해보렴. 너희는 위험을 무릅쓰고 멍청한 일을 하겠니? 아니면 위험을 무릅쓰고 대단한 일을 하겠니?"

해리엇에 대한 편견을 붕괴시키는 장면이었다. 그녀는 앞뒤가 꽉 막힌 고집불통이 아니었다! 게다가 극중 인물들이 나눈 대화 속에 인생을 빗대어 말하는 듯한 대사들이 많았다. 영화 한 편 안에 담아두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계속 스크린샷 버튼을 눌러댔다. (하지만 왓챠는 스크린샷 불가했던 걸 잊었다..) 덕분에 생각할 거리가 늘었다. 가만히 앉아 꺼내어 곱씹어보기 좋은 말이다.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내용도 좋지만, 영화 속에 나오는 음악이 주옥같았다. 해리엇이 언급한 아티스트를 모조리 찾아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 (옛 감성이 나랑 잘 맞는 걸까?) 60-70년대의 감성을 풍기는 음악이 많았는데 특히 Eddie Cochran의 Cmon Everybody가 좋았다. 영화를 볼 때마다 영화 속 음악을 저장하는데, 이번에는 에디 코크란이다. 주인공들이 같이 춤추는 장면이 함께 오버랩되므로 신나는 와중에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기분 좋은 연상을 불러오는 곡이다.

시작이 어렵거나 주저하게 되는 순간, 고민 거리가 있을 때 보면 좋을 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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