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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왓챠영화추천] 분노_ 쉬운 믿음과 불신에 대한 영화

by LYNN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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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무더운 여름날 도쿄에서 부부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이에 용의자가 수배되고, 영화에는 출신을 알 수 없는 3명의 사람이 나란히 등장하죠. 나오토, 타시노, 타나카. 용의자의 몽타주는 세 인물의 모습을 닮은 듯 다르게 담고 있어요. 나오토는 클럽에서 우연히 유마를 만나고, 이후 유마의 집에서 지냅니다. 타시노는 요헤이의 회사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던 중 요헤이의 딸인 아이코와 사랑에 빠져 아이코와 살게 되고요. 타나카는 무인도에서 이즈미와 소스케를 만난 뒤로 소스케의 부모님댁에서 일하며 지냅니다.

이들은 자신이 어떠한 사람인지 과거에 대하여, 자신에 대하여 명확하게 밝히지 않죠. 낯선 사람을 상대로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보는 대로 보고, 믿어버립니다. 그들은 자신의 믿음에 따라 사람을 대하죠. 이런 상황에 살인사건의 용의자 몽타주와 그들이 겹쳐 보인다면, 사람은 어떻게 행동할까? 다음의 이야기는 영화를 통해 확인해 주세요.


감상평

보고 싶거나 믿고 싶은 대로

영화에 복선처럼 등장하는 대사가 있었다. 유마와의 대화 중 나오토가 말했다.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말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라고. 다른 장면에서 타나카는 소스케에게 말한다. ’진심은 알기 어려운 법이지.‘ 이 대사가 기억에 남은 이유는 영화의 많은 부분을 담고 있어서라 생각했다. 살다보면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반응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낀다. 나의 해석에 따라 작은 일도 커질 수 있고, 반대로 큰 일이 작아질 수 있다. 무언가를 받아들일 때에 자연스레 작용하는 인식은 나의 내부에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인간은 자신의 경험과 직관으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판단한다. 어쩌면 그게 걸림돌이 될 수도 있고, 관계를 호전시키는 촉매제가 되기도 한다. 영화에서는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믿고 싶은 대로 믿고 행동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믿음에서 비롯된 행동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현실로 따라온다. 영화는 세 명의 사람과 주변 사람들을 적절히 섞어서 보여준다. 직접 겪어보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진실이 아니라는 점이 무서웠고, 자신의 직관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는 모습이 오만하게  그려지기도 했다. 결국 잘못된 믿음과 행동으로 눈물을 흘리는 등장인물의 모습에 나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는 걸 느꼈다.

나이를 먹으면서 나의 취향과 직관이 확고해지는 걸 느끼는데, 더불어 사람을 대할 때 판단하는 것들도 점점 굳어가는 걸 느낀다. 작은 행동에 어림짐작으로 미리 판단하는 일을 하게 되니까. 미리 규정하고, 어쩌면 가능성을 거두어 버리는 거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전부를 알 수가 없는데 말이다. 영화 속에 극적으로 드러나는 섣불리 불신하고, 믿어버리는 사람들을 보며, 나를 돌아보았다.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에 대하여

각각의 사건을 겪으며, 등장인물들이 겪는 ’분노‘에 마음이 흔들렸다. 참을 수 없어 터져버리는 분노도 있고, 해결하지 못해서 가슴 속에 남아있는 분노도 있다. 분노의 학술용어는 ‘자신의 욕구 실현이 저지당하거나 어떤 일을 강요당했을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해 생기는 부정적인 정서 상태’를 의미한다.

이상일 감독의 인터뷰에서, 감독이 생각하는 분노는 ’ 우리가 어떻게 해도 해소되지 않는, 늘 가슴속에 안고 있거나 아니면 마음속에 키워내는 감정이 분노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서는 단순히 겉으로 크게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불안감이라든지 두려움, 겁, 포기하는 마음 등 분노에 대한 여러 가지 측면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맥스무비)’

아즈미의 절규, 타나카의 폭발적인 행동, 소스케와 아이코의 눈물, 요헤이의 마음까지 다양한 분노의 표출 방식과 분노의 이유에 대해 떠올리게 되었다. 영화 속에서도 그들이 분노하는 이유는 제각각이기 때문에. 사람의 마음은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약하기도 해서. 마음에 따라, 상황에 따라 쉽게 달라질 수 있다는 취약성이 분노의 발화점이 된 게 아닐까.

출처 1.
https://www.maxmovie.com/news/310036?/

감독萬世 | <분노> 이상일 감독 “진심은 보려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다”

<분노>(3월 30일 개봉)는 누군가를 믿는다는 것, 누군가를 소중히 여긴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영화다. 진심이 통하지 않는 세상에서 소통의 부족을 이야기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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