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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MOVIE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_미키 사토시 감독, 넷플릭스/왓챠 영화 추천

by LYNN 2021.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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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며 변화 없는 시간을 흘러보낸다고 느낄 때면 ‘일상의 고루함’을 느낀다. 매일 같이 빚어내는 생활의 모양새는 역시 특별하지 않다. 지금까지 쌓인 모양들을 늘여놓고 보면 대개 동그라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은 나를 빛나게 키우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특별하게 생겼거나 특출나게 무얼 잘하지 못했다. 뾰족하게 모나거나, 부족하지 않았으니 둥글둥글한 삶을 살수 밖에. 반면에 특별한 삶을 그려내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나와 비교하게 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기존의 관점을 바꿔버린다. 주인공 스즈메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주부다. 해외에 있는 남편은 전화로 그녀의 안부보다는 애완 거북이의 안부를 묻고, 사람들은 스즈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러다 우연히 스파이 공고를 발견하고 지원하는데, 스즈메는 그들이 원하는 스파이 역할에 적격이었다. (적이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행동하는 게 바로 스파이의 생명!) 스파이 활동을 시작하며 스즈메의 일상은 달라진다.


스파이 지령을 내리기 전까지 평범한 일상을 살아야 하는 게 임무로 주어진다. 스즈메는 이전과 다르지 않은 일상임에도 ‘평범이 무엇인지’를 신경 쓰고, 고민한다. 이 때 스즈메는 말한다. “지금까지 삶과 다른 게 없는 데 왜 이렇게 피곤하지?” (평범함을 유지하는 일도, 특별하게 사는 일도 그 어느 것도 쉽지 않다.) 그렇게 스파이 임무를 지속하며 스즈메는 그동안 지루하다 느꼈던 일상을 특별하게 느끼고 활기를 얻는다.


일상을 대하는 관점이 달라진 스즈메처럼 나도 지금까지의 시선을 바꿔볼 수 있었다. ”우리는 인생에서 이룬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그보다는 인생 전체가 중요하다는 것, 매일매일 불행하다가 어느 한 순간 찬란하게 행복해지는 것도 아니라는 것(정혜윤, 사생활의 천재들)”을, “평범하게 살았던 시간들이 저한테는 굉장히 저의 개성이고 저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문소리, 부디 계속해주세요)”수 있음을 곱씹었다. 일상에 특별함을 부여하고, 평범함의 위대함을 알려준 영화였다.


비슷한 영화로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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