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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가 시작된다_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왓챠 드라마 추천 김상용 시인의 한 구절이 떠올랐다 “왜 사냐건 웃지요.” 사람은 왜 살까. 무엇으로 오늘을 보내고 내일을 맞이해야 할까.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알맹이 같은 질문인데 제대로 된 답을 내린 적이 없었다. 아니, 한번이라도 제대로 질문해본 적이 있었나. 나에겐 정답이 없으니 주변에 무턱대고 물어봤다. 마꾸 쏘아놓은 화살 같은 질문에 답변은 그만큼 다양했다. 다짜고짜 욕과 함께 ‘나도 왜 태어나서 사나 모르겠다.’고 하는 친구도 있었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기 위해 산다.’거나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 친구들, 나처럼 ‘모르겠다.’는 친구들도 있었다. 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아빠의 답변이었는데 “그래도 이왕 태어난 거, 태어났으니 잘 살아봐야하지 않을까.” 였다. 특출나게 잘하는 게 없고 멋지지는 않더.. 2021. 9. 29.
타이포잔치 2021,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_거북이와 두루미 흥미로운 전시 소식을 듣고 문화역 서울에 다녀왔다. 무료 전시이지만 방문 전에 네이버 예약을 해야 입장이 가능하다. https://booking.naver.com/booking/12/bizes/571266 네이버 예약 :: 타이포잔치 2021년 9월 14일 - 10월 17일 문화역서울 284 10AM - 7PM (관람시간 30분 전 입장 마감)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21시까지 연장 운영 *매주 월요일 휴관 *추석 당일(21일) 휴관 / 추석 연휴(22일) 정상 운영 - 9 booking.naver.com 관람객 200명 제한을 두고 있어서 전시를 볼 때에 번잡하지 않았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문자와 생명’이었다. 사람이 태어났을 때부터 이름을 붙이고, 그 이름으로 살아가듯이 글자도 비슷하게 사는 것.. 2021. 9. 19.
포레스트 검프 Forest Gump_ 삶의 방향을 잃었을 때 보면 좋은 영화, 왓챠영화추천 어릴 적에 하와이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버바 검프’라는 가게를 지나며 같이 있던 지인이 설명하기를 어떤 영화와 관련된 곳이라 하였다.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은 나는데, 가게에 관심이 없었기에 지나쳐버렸다. 그 때 왜 나는 가게를 슥 들러보는 호기심이 없었던 걸까! 영화를 본 뒤에야 ‘버바 검프’를 놓쳤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기회를 만들어서 가고 말테다. 베이지색 양복을 맞춰 입고 머리를 정갈하게 넘긴 한 남자가 벤치에 앉아서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시간을 흐름에 따라 설명한다. 모르는 사람이 그의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듣고 있다. 이야기가 전개되는 와중에 옆에 앉아 있던 사람이 바뀌기도 하고, 사람마다 다양한 태도를 보인다. 웃거나 울거나 무심해하거나 잠들.. 2021. 7. 28.
빅피쉬Big Fish 재개봉_ 팀버튼 감독, 넷플릭스 영화 추천 빅피쉬 재개봉 소식에 맞추어 영화관에 다녀왔다. 영화에 대한 내용은 모른 채로 갔다. 지인의 추천으로 영화를 보러 갈때면 일부러 다른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편견 없이 영화를 받아들이고 싶었던 것 같다. 노란색 꽃으로 가득한 포스터에서 얻은 따뜻함이 좋았다. 분명 ‘이렇게 동화 같은 영화가 있을까!’ 감탄하면서 봤는데, 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어깨가 자주 오르내렸다. 밝은 영화인 줄로만 알았는데(포스터에 낚임), 의외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슬퍼서가 아니라 마음이 따뜻해져서 눈물이 나왔다. 하, 또 보고 싶은 장면들이 정말 많았다. 찾아보니 빅피쉬는 대니얼 윌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아버지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그런 아.. 2021. 5. 28.
중쇄를 찍자_ 무조건적인 힘과 응원을 얻고 싶을 때, 왓챠 일본드라마 추천 만화 ‘중쇄를 찍자’를 원작으로 재구성한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소개한다. 주인공 쿠로사와는 무릎 부상으로 유도 선수 생활을 접고, 만화 잡지사에 지원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면접에서 회사의 대표에게 업어치기 기술을 한다. 일본 특유의 과장된 연출이었지만 그녀의 귀여운 패기에 웃음이 나왔다. 첫 화부터 익숙한 장치(클리셰)가 등장하는데, 회사의 대표가 청소부 복장으로 신입 사원 면접일에 지원자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합격 통보를 받는다. 합격한 쿠로사와가 편집부에 배정되고, 편집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매회 꾸려진다. 무엇이든 열심인 신입 쿠로사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일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영업사원 코이즈미, 어느 누구에게도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오키베 부편집장, 자신과 마주하며 싸우.. 2021. 5. 25.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_미키 사토시 감독, 넷플릭스/왓챠 영화 추천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며 변화 없는 시간을 흘러보낸다고 느낄 때면 ‘일상의 고루함’을 느낀다. 매일 같이 빚어내는 생활의 모양새는 역시 특별하지 않다. 지금까지 쌓인 모양들을 늘여놓고 보면 대개 동그라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은 나를 빛나게 키우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특별하게 생겼거나 특출나게 무얼 잘하지 못했다. 뾰족하게 모나거나, 부족하지 않았으니 둥글둥글한 삶을 살수 밖에. 반면에 특별한 삶을 그려내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나와 비교하게 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기존의 관점을 바꿔버린다. 주인공 스즈메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주부다. 해외에 있는 남편은 전화로 그녀의 안부보다는 애완 거북이의 안부를 묻고, 사람들은 스즈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2021. 5. 11.
메멘토 리마스터링_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추천 ‘시간을 집요하게 여기고 연출하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잘 어울리고, 맞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른 영화까지 찾아서 보고 싶을 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다. 영화는 사고로 인해 새로운 기억을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가진 주인공 레너드가 자신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다니며 진행된다. 자신의 아내를 잃은 상실감과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고자 하는 복수심으로 범인의 단서를 쫓는다. 레너드는 10분마다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기록하고, 수시로 메모한다. 특히 중요한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에 타투로 새긴다. 영화 속에서 레너드의 온몸이 타투 투성이인 걸 볼 수 있다. 이에 그를 둘러싼 다른 인물인 경찰 테디와 .. 2021. 4. 13.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_ 스파이크 존스 감독, 왓챠 영화 추천 언젠가 한번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나와는 전혀 다른(절대 가질 수 없는) 신체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연령대, 바꿀 수 없는 성별,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속내를 알고 싶어서 그 사람의 안으로 들어가보는 상상을 해본다. 엄마가 자주 던지는 말도 생각이 난다. “으휴, 쟤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길래 저러나 몰라~” ‘존 말코비치 되기’는 비현실적인 욕망을 현실로 실현한다. 주인공 크레이그는 가난한 인형 조종사다. 가난하고, 유명하지 않다. 그는 아내 로테의 벌이로 함께 생활하다 서류 작업을 하는 일로 회사에 취직하는데, 어느 날 떨어진 서류를 줍다가 이상한 통로를 발견한다. 어두운 통로는 바로 존 말코비치의 의식과 연결된다. (다른.. 2021. 4. 9.
매그놀리아Magnolia_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영화 추천 폴 토마스 앤더슨(PTA)의 영화를 정주행 하던 중에 만난 영화, 매그놀리아. 부기나이트를 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카메라 연출을 느낄 수 있고, 부기나이트에 출연한 배우들이 등장해 익숙하지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재미있게도 영화 속 내용은 부기나이트와 전혀 다르다. (PTA의 다른 영화인 ‘데어 윌 비 블러드’나 ‘펀치 드렁크 러브’와 비교해보아도 색다르다.) 누군가 나에게 PTA 감독의 영화 중에 추천을 요청한다면 ‘매그놀리아’를 권할 것이다. 무려 3시간의 러닝 타임이 지겹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고 영화에서 다루는 감정과 대사, 음악 모두 좋았다. 영화는 여러 인물들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관계가 형성되거나 과거에 맺은 관계가 드러나면서 이어진다. 젊은 애인을 만나 아들과 아내를 .. 2021.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