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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257

빅피쉬Big Fish 재개봉_ 팀버튼 감독, 넷플릭스 영화 추천 빅피쉬 재개봉 소식에 맞추어 영화관에 다녀왔다. 영화에 대한 내용은 모른 채로 갔다. 지인의 추천으로 영화를 보러 갈때면 일부러 다른 정보를 찾아보지 않는다. 생각해보니 편견 없이 영화를 받아들이고 싶었던 것 같다. 노란색 꽃으로 가득한 포스터에서 얻은 따뜻함이 좋았다. 분명 ‘이렇게 동화 같은 영화가 있을까!’ 감탄하면서 봤는데, 어느새 나는 울고 있었다. 얼마나 울었는지, 어깨가 자주 오르내렸다. 밝은 영화인 줄로만 알았는데(포스터에 낚임), 의외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이 많았다. 슬퍼서가 아니라 마음이 따뜻해져서 눈물이 나왔다. 하, 또 보고 싶은 장면들이 정말 많았다. 찾아보니 빅피쉬는 대니얼 윌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였다. (소설을 읽어보고 싶다!) 아버지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그런 아.. 2021. 5. 28.
중쇄를 찍자_ 무조건적인 힘과 응원을 얻고 싶을 때, 왓챠 일본드라마 추천 만화 ‘중쇄를 찍자’를 원작으로 재구성한 드라마 ‘중쇄를 찍자’를 소개한다. 주인공 쿠로사와는 무릎 부상으로 유도 선수 생활을 접고, 만화 잡지사에 지원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면접에서 회사의 대표에게 업어치기 기술을 한다. 일본 특유의 과장된 연출이었지만 그녀의 귀여운 패기에 웃음이 나왔다. 첫 화부터 익숙한 장치(클리셰)가 등장하는데, 회사의 대표가 청소부 복장으로 신입 사원 면접일에 지원자들을 지켜보는 것이다. 결국 주인공은 합격 통보를 받는다. 합격한 쿠로사와가 편집부에 배정되고, 편집부에서 일어나는 일들로 매회 꾸려진다. 무엇이든 열심인 신입 쿠로사와,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일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영업사원 코이즈미, 어느 누구에게도 속내를 표현하지 못하는 이오키베 부편집장, 자신과 마주하며 싸우.. 2021. 5. 25.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_미키 사토시 감독, 넷플릭스/왓챠 영화 추천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며 변화 없는 시간을 흘러보낸다고 느낄 때면 ‘일상의 고루함’을 느낀다. 매일 같이 빚어내는 생활의 모양새는 역시 특별하지 않다. 지금까지 쌓인 모양들을 늘여놓고 보면 대개 동그라미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어릴 때부터 어른들은 나를 빛나게 키우려고 무던히도 노력했다. 특별하게 생겼거나 특출나게 무얼 잘하지 못했다. 뾰족하게 모나거나, 부족하지 않았으니 둥글둥글한 삶을 살수 밖에. 반면에 특별한 삶을 그려내는 사람들을 보면 자연스레 나와 비교하게 된다.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는 기존의 관점을 바꿔버린다. 주인공 스즈메는 지극히 평범한 삶을 사는 주부다. 해외에 있는 남편은 전화로 그녀의 안부보다는 애완 거북이의 안부를 묻고, 사람들은 스즈메가 눈에 보이지 않는 것.. 2021. 5. 11.
메멘토 리마스터링_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영화 추천 ‘시간을 집요하게 여기고 연출하는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잘 어울리고, 맞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른 영화까지 찾아서 보고 싶을 만큼 강한 인상을 받았다. 영화는 사고로 인해 새로운 기억을 잃어버리는 선행성 기억상실증을 가진 주인공 레너드가 자신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다니며 진행된다. 자신의 아내를 잃은 상실감과 아내를 죽인 범인을 잡고자 하는 복수심으로 범인의 단서를 쫓는다. 레너드는 10분마다 기억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기록하고, 수시로 메모한다. 특히 중요한 메모는 잊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에 타투로 새긴다. 영화 속에서 레너드의 온몸이 타투 투성이인 걸 볼 수 있다. 이에 그를 둘러싼 다른 인물인 경찰 테디와 .. 2021. 4. 13.
존 말코비치 되기Being John Malkovich_ 스파이크 존스 감독, 왓챠 영화 추천 언젠가 한번쯤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고 싶을 때가 있다. 나와는 전혀 다른(절대 가질 수 없는) 신체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을 머릿속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나와는 다른 연령대, 바꿀 수 없는 성별, 혹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의 속내를 알고 싶어서 그 사람의 안으로 들어가보는 상상을 해본다. 엄마가 자주 던지는 말도 생각이 난다. “으휴, 쟤 머릿속에는 뭐가 들었길래 저러나 몰라~” ‘존 말코비치 되기’는 비현실적인 욕망을 현실로 실현한다. 주인공 크레이그는 가난한 인형 조종사다. 가난하고, 유명하지 않다. 그는 아내 로테의 벌이로 함께 생활하다 서류 작업을 하는 일로 회사에 취직하는데, 어느 날 떨어진 서류를 줍다가 이상한 통로를 발견한다. 어두운 통로는 바로 존 말코비치의 의식과 연결된다. (다른.. 2021. 4. 9.
매그놀리아Magnolia_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영화 추천 폴 토마스 앤더슨(PTA)의 영화를 정주행 하던 중에 만난 영화, 매그놀리아. 부기나이트를 본 사람이라면 비슷한 카메라 연출을 느낄 수 있고, 부기나이트에 출연한 배우들이 등장해 익숙하지만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재미있게도 영화 속 내용은 부기나이트와 전혀 다르다. (PTA의 다른 영화인 ‘데어 윌 비 블러드’나 ‘펀치 드렁크 러브’와 비교해보아도 색다르다.) 누군가 나에게 PTA 감독의 영화 중에 추천을 요청한다면 ‘매그놀리아’를 권할 것이다. 무려 3시간의 러닝 타임이 지겹지 않게 느껴질 정도로 몰입도가 높았고 영화에서 다루는 감정과 대사, 음악 모두 좋았다. 영화는 여러 인물들의 우연한 만남을 시작으로 관계가 형성되거나 과거에 맺은 관계가 드러나면서 이어진다. 젊은 애인을 만나 아들과 아내를 .. 2021. 4. 7.
팬텀 스레드 Phantom Thread_ 폴 토마스 앤더슨 감독, 영화 추천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를 차례대로 보고 있는데, 오늘은 어떤 말이라도 남겨두고 싶었다. 폴 토마스 앤더슨의 영화는 사람의 복잡한 마음을 뭉근하게 드러낸다.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이도록, 불분명한 것들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독특한 촬영 기법, 배우들의 표정 변화와 대사로 그가 무얼 말하고자 했을지 궁금해진다. 특히 이번 영화에서 ‘사랑’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었다. 영화를 보고 남은 여운으로 며칠을 지냈다. 영화는 두 주인공 알마와 레이놀즈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신의 실수로 온 세상의 까칠함을 몰아 가진 남자인 레이놀즈와 그의 뮤즈이자 모델, 연인인 알마의 이야기다. 영화를 보면서도, 보고 난 이후에도 마음을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도대체 사랑이 뭐지?’ 그들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설명할 수 있는.. 2021. 4. 2.
사생활의 천재들, 정혜윤_ 우리가 가진 유일한 인생은 일상이다, 카프카 “꿈은 ‘아니면 말고’의 세계가 아니다. 꼭 해야 할 일의 세계다. 꿈은 수많은 이유가 모여 그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그런 일, 포기하면 내가 아닌 것 같은 그런 일이다. 진짜 꿈이 있는 사람들은 꿈 때문에 많은 것을 참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용감하게 선택하고 대가를 치른다.”_아무튼 메모, 정혜윤 (P109) 꿈을 꾸고 노력하는 건 드라마에서만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다. 대부분의 시나리오는 주인공이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담겨있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고 공감의 눈물 흘리는 게 아닐까? 일상과 많은 부분이 닮아서.) 마찬가지로 나의 인생도 멋진 꿈을 꾸고 애쓰는 순간들이 모여있다. 절박한 마음은 매일의 잠을 아끼도록, 몸을 혹사시키도록 만들었다. 아낌없이 나를 태워도 아깝지 않았던 그 .. 2021. 4. 1.
예진문의 취미 기록, 문예진_ 꾸준한 취미기록자의 이야기 아름다운 순간을 담은 사진과 그녀만의 취향이 녹아든 자취방 그리고 다양한 취미를 가진 문예진 작가의 책이 나왔다. 사전 예약을 하고 책이 오기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출고 소식이 들리자 조급한 마음으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배송 조회 버튼을 눌렀다. 설렘 가득한 기다림은 오랜만이었다. 택배를 뜯으면서도 얼마나 신이 나던지 어깨와 엉덩이를 흔들어가며 책을 맞이했다. 좋아하는 사람의 취미, 관심사를 자연스레 좋아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것처럼. 예진 작가님을 더 알고 싶었다. 그녀의 사진과 기록에서 느껴지는 마음에 가까워지고 싶었다. ‘어떤 시간과 생각, 어떤 시선으로 지내는 사람일까.’ 궁금했다. 작가님은 “그저 좋아하는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서”, “시간이 지나 다시 꺼내봤을 때 소중한 사람과 함.. 2021. 3. 1.
마음도 운동이 필요해, 김지언. 노영은_ 내 마음 관리하기 SNS를 둘러보면 홈트나 홈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식단과 운동법을 공유하고 건강한 신체를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체를 단련하는 일은 겉으로 드러나고, 기계로 측정이 가능하니 이전보다 나아졌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들의 마음은 어떨까. 겉으로 드러나는 방법과는 다르게 마음의 건강은 어떻게 단련하고 관리해야 할까. 나도 마음도 몸처럼 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된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으로 명상을 한지 2년 정도 되었다. 명상과 관련된 책들을 접하고 있다. 자기만의 방 출판사에서 나왔으니 읽어볼 수 밖에 없었다! 명상이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 저자는 마음 관리를 위해 명상을 제안한다. ‘명상은 건강한 사고를 돕는 뇌의 회로를 발달시.. 2021. 2. 25.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네이딘 버크 해리스_불행의 해결은 근원부터 정인이 사건과 조두순 출소 소식이 들려온 건 지난 해였다. 사건에 대한 분노의 화살은 가해자에게 몰렸다. 반대로 피해자인 아이들은 사건 이후에 어떻게 삶을 꾸려나갈까. 중요한 건 가해자에 대한 처벌 뿐만이 아니라 피해 아동의 회복과 이후의 삶이다. “지난 20년 동안의 의학 연구를 통해, 아동기의 불행은 말 그대로 몸에 새겨져 그 사람을 변화시키며, 몸속에 일어난 그 변화는 수십 년 동안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불행은 한 아이의 발달 궤도를 틀어놓고 생리 기능에도 영향으 미친다. 평생 안고 가야 할 만성 염증과 호르몬 변화도 촉발할 수 있다. DNA를 읽는 방식, 세포의 복제 방식을 바꿔놓을 수도 있으며, 심장병과 뇌졸중, 암, 당뇨병, 심지어 알츠하이머에 걸릴 위험까지 급격히 증가.. 2021. 2. 22.
책방이 싫어질 때, 태재_ 책방 직원의 뒤끝 에세이 일을 하다가 동료나 선임에게, 혹은 주변에서 날아오는 말들에 날카롭게 베일 때가 있다. 말을 뱉은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을 못한다. 말은 칼이 되어 마음에 상처를 내기도, 기억에 남아 두고두고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왜 그런 말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말을 오래도록 곱씹고 있을 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울분이 터져나왔고, 미처 하지 못했던 말들은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반대로 나를 위로 올려주는 기분 좋은 말들도 있다. 나라는 사람을 인정하고, 공감을 더하는 표현은 마음을 따뜻하게 데웠다. 생각해보면 말 한마디에 따라 나의 기분은 오르락내리락 영향을 쉽게 받았다. 나에게 닿았던 말을 기록해두면 어땠을까? 작가 태재는 책방에서 일하며 마주한 말들을 적.. 2021. 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