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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257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오카에리_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무기력한 날을 보내던 중 살이 붙은 나를 발견하였다. 그동안 힘이 없다는 핑계로 모든 걸 방치해두었고, 나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결국 내면의 괴로움은 외면으로 뻗어와 외양을 변화시켰다. 그런 나를 내내 못 본척, 모른 척하며 지냈다.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겉모습에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는가?’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이유를 묻는 일은 내게 던지는 질타같았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따라오는 답변은 진정한 답이 아니라 자기비난과 자기부정의 늪으로 나를 끌고 갔다. 이러한 과정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횟수가 늘고, 강도까지 세진다면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럴 때마다 대처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없다면 더욱 자기 혐.. 2020. 11. 6.
이대로 괜찮습니다, 호소카와 텐텐, 미즈시마 히로코_ 나쁜 생각이 끊임 없을 때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라는 서울시 힐링 프로젝트(맘프)에 참여한 적이 있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어른들에게도 엄마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매일 자식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자식들인 우리들은 잊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치유 밥상이 제공되는데, 어머님들은 밥상을 두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후 참여 대상이 확대되면서 연령대가 다양해졌고,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심리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대화 방식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반응을 할 때에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느낀 감정과 공감을 표현하도록 했다. 덕분에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2020. 10. 9.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_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둬야 할 때 배가 터질 정도로 밥을 먹으면, 죄책감에 산책을 나오곤 했다. 한강변을 걸을 때마다 마스크를 끼고 내달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며 ‘어딘가 멋지다.’라는 감상과 거리감, 약간의 경외심을 느꼈다. 달리기 어플을 보니 지난 기록은 2019년 5월이었다. 1년을 넘도록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몸을 방치하고 놀리기만 하는 증거였다. 몸이 둥글둥글해지고, 무릎에서 뻐걱뻐걱 소리가 나고, 체지방 수치마저 늘어가는 마당이라 덜컥 밖으로 나갔다. 남자친구와 달리기 목표를 정하는데, “한 5km면 되지 않아?” 하고 쉽게 말했다. 거리 감각과 달리기 경험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고, 마음 먹은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신이 나서 앞만 보고 달렸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멈췄고, 삐걱대.. 2020. 10. 2.
성수동 책방, 친환경 서점_ 산책 아이 핫한 성수동에 책방이 그다지 많지 않아 놀랐던 적이 있다. 카페나 음식점은 많지만 서점은 총 4개 정도 있다. 기억나는대로 적어보면 낫저스트북스, 아크앤북, 산책 아이, 공씨책방이 있다. 낫저스트북스와 아크앤북은 종종 들렀는데, 나머지 두 곳은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서점 관련 정보는 https://place.map.kakao.com/1717942130산책아이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6 1층 (성수동1가 685-459)place.map.kakao.com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16 (성수동1가) 1층 운영시간 매일 11:00 - 20:00 전화 02-461-2161 사이트 www.instagram.com/ecobooksgoods산책아이 • eco books goods님이 Instagram을 사용 중.. 2020. 9. 29.
예스24 중고서점, 강서 NC지점 방문기_ 넓고 쾌적한 서점 추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자연스레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법은 도서관에서 대출하기, 구입해서 읽기, 친구나 지인에게 빌려 읽는 정도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도서관의 휴관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새로운 책을 보려면 사서 읽을 수 밖에 없다.(+ 친구들과도 잘 만나게 되지 않는다.) 읽고 싶은 책은 넘치는 데 반해 주머니 사정은 가벼우니, 책을 사기에 부담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중고 서점에 재고가 있는 지 확인하였다.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사니까 절약해서 좋고, 보고 싶던 책을 바로 읽게 되니 만족감까지 이래저래 좋다고 여겼다. 중고서점에 책을 팔기도 하는데, 주로 알라딘 중고서점을 이용했다. 집과 가깝고 지점도 많아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2020. 9. 28.
팀랩 Teamlab 라이프 전시_ DDP. 우리들은 살아있다! —————————————————————————————————————————————————— 자연에 깃든 축복과 위협도, 문명이 가져오는 혜택과 위기도, 모든 것은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절대적인 악이 따로 존재하지도 않지만, 그저 따르기에는 너무 가혹한 일도 많습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관계도, 간단히 정리할 수 있는 감정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 ‘살아 있다’는 사실은 언제나 긍정하고 싶습니다. 생명은 아름답습니다. - Team Lab - —————————————————————————————————————————————————— 아트 컬랙티브 Team lab의 전시를 DDP에서 볼 수 있다. Team Lab은 다양한 국경과 직군의 사람들이 모여 2001년부터.. 2020. 9. 28.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홍화정_ 다정한 공감과 위로를 얻고 싶을 때 어디든 손을 뻗으면 읽을 거리가 널려있는 요즘 읽기만으로도 벅찬 생활을 하고 있다. SNS엔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입맛에 따른 정기 구독 서비스도 있다. 글이 아니더라고 보고 싶은 영상과 영화가 넘친다. 넷플릭스를 보려고 하면 수많은 영상 리스트를 보며 관심 목록에 추가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가기도 한다. (그만큼 많다..) 이렇게 입력하기만 한다면 출력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개인에게 가장 가까운 형태의 표현 방법은 일기쓰기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엔 꾸역꾸역 숙제하듯이 일기를 썼는데, 요즘엔 자발적으로 기록을 남겨야만 일기가 된다. 입력만 하고 소화하지 못하니 출력할 거리가 없다. 평소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주변에 어떤 사람과 나눈 대화가 무엇인지를 지나쳐버리고, 잊어버린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 2020. 9. 25.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_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교정하고 싶을 때 살아가며 쌓인 정보는 지식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직관을 만든다. 그런데 겪은 일을 토대로 형성된 직관이 항상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팩트풀니스를 읽었다. 한스 로슬링의 테드 강연을 예전에 본 이후로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추천으로 ‘팩트풀니스’가 거론되고 있었는데, 청개구리 심보로 추천책을 보지 않고 있었다. 저자가 누구인지, 내용은 어떤 건지 관심 밖의 일이라 자세한 부분은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책의 저자가 한스 로슬링이란 걸 알게 되고,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한스 로슬링의 테드 강연이 유명하기도 했고, 그 당시 나에겐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 테드 강연 링크를 첨부해본다. 이외에 다.. 2020. 9. 23.
꿈라밸, 유정민_ 지금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요즈음 나는 내가 무얼 했던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평소에 걷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을 선택하고 걸어온 지 1년이 되었다. 사실 앞만 보고 가다가 몸도 마음도 고장났다. 처음엔 수리하는 데에만 집중하였다. (건강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있을 때 잘하자) 고장난 몸과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아물어갔다. 사실 완전한 회복은 모르겠으나 어느새 지금의 상태에 적응했고, 모든 게 괜찮아진 것만 같았다. 망가진 곳들을 고쳤으니 다시 가던 길을 위한 채비를 해야했다. 출발선에 서있는 데, 앞으로 떠밀리듯이 형체 없는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 다른 이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 조급함, 부족함에 대한 괴로움 그리고 몸에 대한 불확실성과 무서움이었다. 출발을 결정하기까지도 참 오랜.. 2020. 9. 16.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정지혜_ 잊고 있던 따뜻함을 불러오고 싶을 때 이제는 어딜 가나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고, 매년 치르는 수능시험과 거리가 생기고 (출근길에 뉴스를 보고 ‘아 오늘 수능이었나?’ 함) 당연하게 출근하고 퇴근하는 매일을 반복하며, 마음대로 술을 마시고 돈을 쓸 수 있고, 멋대로 망가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지속되는 일상을 보내니 작은 자극에 무감해지고, 새로움에 미지근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와 연애를 하더라도 어렸을 때처럼 눈물이 핑 돌만큼 좋아하지 않게 되고, 감정의 오르내림이 점점 줄었다. 매체 속 아이돌의 나이는 나의 나이와 점점 차이가 나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제 더이상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이 없다.) ‘아 내가 나이를 먹기는 먹었구나.’라고 체감하였다. 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 2020. 9. 13.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_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읽으면 좋은 책 코로나 확산세가 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변경되는 건 자연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오르락내리락 변동하는 확진자 수와 희망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싸움, 무더위와 태풍 같은 궂은 날씨에 오고 갈데가 없는 사람이 되었다. 언제부터 마스크는 외출 시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언제까지 답답한 마스크를 차고 다닐 지도 모르니 답답함이 차올랐다. 외출을 할 수 있는데 하지 않는 것과 외출을 할 수 없으니 못하는 건 참 달랐다. 살아가는 데 바람을 쐬고 자율적으로 이동할 반경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는 걸 알았다. (집에서 지내면서 느낀 점) 가족과 마주치지 않거나 친구와 통화하지 않은 날이면 어느 누구와도 말할 기회가 없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함께 시작된 사회로부터의 고립이랄까. 불확실한 .. 2020. 9. 11.
건대 조용한 북카페, 이색적인 분위기의 인덱스 index 신촌, 홍대입구, 건대입구, 강남, 압구정 일대를 떠올릴때, 저녁 시간의 술이나 얼큰한 흥취가 함께 따라옵니다. (저만 그런건가요?) 건대입구는 밥집과 술집이 많고 사람도 많이 모이는 장소라 그런지 조용한 동네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뭐, 서촌이나 안국을 떠올렸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죠. 인덱스index는 건대의 유일한 오아시스이자 쉼터요, 휴식 공간입니다. 요즘 같이 변덕스러운 날씨엔 실내에서 시간을 보내는 게 딱이라 생각합니다. 인덱스는 건대 커먼그라운드 건물 내에 있는데, 한 건물 안에서 쇼핑, 식사는 물론 커피나 후식까지 해결할 수 있습니다. 밖을 돌아다니기 어려운 날에 실내에서 약속을 잡는 건 괜찮은 방법인 것 같습니다. 맥주집도 있어서 저녁을 보내기에도 좋습니다. 보통 루트는 밥을 먹고, 식.. 2020. 8.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