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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BOOK69

아무튼 메모, 정혜윤_ 나 자신을 위한 메모를 하고 싶다면 친구랑 재미있는 대화를 하다가 속으로 ‘아 이거 적어둬야지.’하고, 책을 읽다 마음을 흔드는 문구를 발견하였을 때 필사를 하고, 트위터에서 웃긴 멘션을 보면 간직하려고 좋아요를 하고, 업무상 중요한 알림이나 놓치지 말아야 하는 일을 책상 위에 적어두는 일은 모두 일종의 메모라고 할 수 있다.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나중에 (또) 보고 싶어서’이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도 알게 모르게 까먹을 테고, 당장은 내 마음을 쿵하게 만들었어도 금방 잊어버리는 게 사람이니 소중한 것들을 간직하려고 기록하게 된다. 소설가 이승우는 ‘대개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다. 붙잡지 않으면 어디론가 사라져버린다. 그러니까 메모를 하는 것은 붙잡는 것이다.’고 했다. 메모하는 습관이 있으나 이를 .. 2020. 11. 24.
선택, 선택의 재발견, 김운하_ 선택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친구를 만나는 과정을 보면 무수한 선택 과정이 포함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일정을 정하고, 일정을 정했다면 장소를 선택해야 한다. 장소를 고르고 나서는 만나서 무엇을 할지, 밥을 먹기로 했다면 음식의 종류에 따라 식당을 골라야한다. 친구와 만나는 데도 정해야할 것들이 많고, 만나기 전에 이러한 과정이 깔려있다. 가끔은 다 정해놓고 만나도 우리들의 선택이 괜찮은지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듯 선택이라는 건 자잘하게 삶을 채우고 있다. 물론 인생의 방향을 결정할 만큼 큰 결정도 있고, 당장 무얼 타고 출근할지 결정하는 일상적이고 작은 결정도 있다. 주어진 선택지에서 자신의 정답을 결정하는 일은 나비효과처럼 미래와 이어져 영향을 미치는데, 이는 선택에 따라 작아지거나 커질 수 있다. 중대.. 2020. 11. 20.
아무튼 연필, 김지승_ 검은 다이아몬드, 연필에 대하여 한 가지를 오래도록 좋아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책,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지금까지 출간된 책을 보면 작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친구와 대화하듯이 풀어내듯 하고, 숨겨둔 타인의 일기장을 훔쳐보는 듯 할 때도 있었다. 거창하지 않게, 담백하게 써내려간 덕후들의 기록을 보는 일은 나에게 새로운 관심을 주고 관점을 바꿔볼 기회를 제공했다. 한 분야에 관심이 생길 때면 아무튼 시리즈에 관련 도서가 있는지 찾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무튼 산을 보고 책을 핑계삼아 친구들을 산으로 끌어모았고, 아무튼 메모를 읽고 메모하던 나에게 지속할 수 있는 힘을 심기도 했다. 아무튼 술은 애주가에게 무슨 말이 필요할까. 아무튼 연필을 접하게 된 이유도 연필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되었다. 이전에는 독서를 할 때 북다트나 .. 2020. 11. 19.
오랫동안 내가 싫었습니다, 오카에리_ 자기혐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 무기력한 날을 보내던 중 살이 붙은 나를 발견하였다. 그동안 힘이 없다는 핑계로 모든 걸 방치해두었고, 나를 비롯한 어느 누구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결국 내면의 괴로움은 외면으로 뻗어와 외양을 변화시켰다. 그런 나를 내내 못 본척, 모른 척하며 지냈다. 이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겉모습에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렸다. ‘왜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손을 놓고 있었는가?’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이유를 묻는 일은 내게 던지는 질타같았다. 질문이 이어질수록 따라오는 답변은 진정한 답이 아니라 자기비난과 자기부정의 늪으로 나를 끌고 갔다. 이러한 과정이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고 횟수가 늘고, 강도까지 세진다면 견뎌낼 수 있을까. 이럴 때마다 대처할 수 있는 나만의 방식이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없다면 더욱 자기 혐.. 2020. 11. 6.
이대로 괜찮습니다, 호소카와 텐텐, 미즈시마 히로코_ 나쁜 생각이 끊임 없을 때 ‘누구에게나 엄마가 필요하다.’라는 서울시 힐링 프로젝트(맘프)에 참여한 적이 있다. 프로젝트의 취지는 어른들에게도 엄마와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는 걸 알려주기 위함이었다. 매일 자식들에게 밥을 차려주는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어야 한다는 걸 자식들인 우리들은 잊고 있다. 프로그램을 시작하기 전에 치유 밥상이 제공되는데, 어머님들은 밥상을 두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이후 참여 대상이 확대되면서 연령대가 다양해졌고, 비슷한 또래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프로젝트는 심리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대화 방식이었다. 이야기를 듣고 반응을 할 때에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오로지 느낀 감정과 공감을 표현하도록 했다. 덕분에 충분히 이야기를 하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2020. 10. 9.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한수희_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둬야 할 때 배가 터질 정도로 밥을 먹으면, 죄책감에 산책을 나오곤 했다. 한강변을 걸을 때마다 마스크를 끼고 내달리는 자들이 있었다. 그들을 보며 ‘어딘가 멋지다.’라는 감상과 거리감, 약간의 경외심을 느꼈다. 달리기 어플을 보니 지난 기록은 2019년 5월이었다. 1년을 넘도록 달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몸을 방치하고 놀리기만 하는 증거였다. 몸이 둥글둥글해지고, 무릎에서 뻐걱뻐걱 소리가 나고, 체지방 수치마저 늘어가는 마당이라 덜컥 밖으로 나갔다. 남자친구와 달리기 목표를 정하는데, “한 5km면 되지 않아?” 하고 쉽게 말했다. 거리 감각과 달리기 경험이 없는 자가 할 수 있는 말이었다. 오랜만이라 기분이 좋고, 마음 먹은 일을 해냈다는 성취감에 신이 나서 앞만 보고 달렸다. 결국 얼마 가지 않아 멈췄고, 삐걱대.. 2020. 10. 2.
성수동 책방, 친환경 서점_ 산책 아이 핫한 성수동에 책방이 그다지 많지 않아 놀랐던 적이 있다. 카페나 음식점은 많지만 서점은 총 4개 정도 있다. 기억나는대로 적어보면 낫저스트북스, 아크앤북, 산책 아이, 공씨책방이 있다. 낫저스트북스와 아크앤북은 종종 들렀는데, 나머지 두 곳은 아직 방문하지 않았다. 서점 관련 정보는 https://place.map.kakao.com/1717942130산책아이서울 성동구 서울숲2길 16 1층 (성수동1가 685-459)place.map.kakao.com주소 서울시 성동구 서울숲2길 16 (성수동1가) 1층 운영시간 매일 11:00 - 20:00 전화 02-461-2161 사이트 www.instagram.com/ecobooksgoods산책아이 • eco books goods님이 Instagram을 사용 중.. 2020. 9. 29.
예스24 중고서점, 강서 NC지점 방문기_ 넓고 쾌적한 서점 추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자연스레 책 읽는 시간이 늘었다. 당장 읽고 싶은 책을 읽는 법은 도서관에서 대출하기, 구입해서 읽기, 친구나 지인에게 빌려 읽는 정도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도서관의 휴관상태가 지속되고 있어 새로운 책을 보려면 사서 읽을 수 밖에 없다.(+ 친구들과도 잘 만나게 되지 않는다.) 읽고 싶은 책은 넘치는 데 반해 주머니 사정은 가벼우니, 책을 사기에 부담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중고 서점에 재고가 있는 지 확인하였다. 시중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사니까 절약해서 좋고, 보고 싶던 책을 바로 읽게 되니 만족감까지 이래저래 좋다고 여겼다. 중고서점에 책을 팔기도 하는데, 주로 알라딘 중고서점을 이용했다. 집과 가깝고 지점도 많아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2020. 9. 28.
쉬운 일은 아니지만, 홍화정_ 다정한 공감과 위로를 얻고 싶을 때 어디든 손을 뻗으면 읽을 거리가 널려있는 요즘 읽기만으로도 벅찬 생활을 하고 있다. SNS엔 다양한 볼거리가 있고, 입맛에 따른 정기 구독 서비스도 있다. 글이 아니더라고 보고 싶은 영상과 영화가 넘친다. 넷플릭스를 보려고 하면 수많은 영상 리스트를 보며 관심 목록에 추가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가기도 한다. (그만큼 많다..) 이렇게 입력하기만 한다면 출력은 어떻게 되고 있을까? 개인에게 가장 가까운 형태의 표현 방법은 일기쓰기라고 생각한다. 어릴 적엔 꾸역꾸역 숙제하듯이 일기를 썼는데, 요즘엔 자발적으로 기록을 남겨야만 일기가 된다. 입력만 하고 소화하지 못하니 출력할 거리가 없다. 평소에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주변에 어떤 사람과 나눈 대화가 무엇인지를 지나쳐버리고, 잊어버린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 2020. 9. 25.
팩트풀니스, 한스 로슬링_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교정하고 싶을 때 살아가며 쌓인 정보는 지식이 되고, 축적된 경험은 직관을 만든다. 그런데 겪은 일을 토대로 형성된 직관이 항상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팩트풀니스를 읽었다. 한스 로슬링의 테드 강연을 예전에 본 이후로 인상이 강렬하게 남아 기억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의 추천으로 ‘팩트풀니스’가 거론되고 있었는데, 청개구리 심보로 추천책을 보지 않고 있었다. 저자가 누구인지, 내용은 어떤 건지 관심 밖의 일이라 자세한 부분은 몰랐다. 그러다 우연히 책의 저자가 한스 로슬링이란 걸 알게 되고, 책을 읽기로 마음먹었다. 한스 로슬링의 테드 강연이 유명하기도 했고, 그 당시 나에겐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몇 가지 테드 강연 링크를 첨부해본다. 이외에 다.. 2020. 9. 23.
꿈라밸, 유정민_ 지금을 고민하는 당신에게 요즈음 나는 내가 무얼 했던 사람인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평소에 걷던 방향과 전혀 다른 쪽을 선택하고 걸어온 지 1년이 되었다. 사실 앞만 보고 가다가 몸도 마음도 고장났다. 처음엔 수리하는 데에만 집중하였다. (건강은 잃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있을 때 잘하자) 고장난 몸과 마음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아물어갔다. 사실 완전한 회복은 모르겠으나 어느새 지금의 상태에 적응했고, 모든 게 괜찮아진 것만 같았다. 망가진 곳들을 고쳤으니 다시 가던 길을 위한 채비를 해야했다. 출발선에 서있는 데, 앞으로 떠밀리듯이 형체 없는 무언가에 쫓기고 있었다. 다른 이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 조급함, 부족함에 대한 괴로움 그리고 몸에 대한 불확실성과 무서움이었다. 출발을 결정하기까지도 참 오랜.. 2020. 9. 16.
좋아하는 마음이 우릴 구할거야, 정지혜_ 잊고 있던 따뜻함을 불러오고 싶을 때 이제는 어딜 가나 신분증 검사를 하지 않고, 매년 치르는 수능시험과 거리가 생기고 (출근길에 뉴스를 보고 ‘아 오늘 수능이었나?’ 함) 당연하게 출근하고 퇴근하는 매일을 반복하며, 마음대로 술을 마시고 돈을 쓸 수 있고, 멋대로 망가질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지속되는 일상을 보내니 작은 자극에 무감해지고, 새로움에 미지근하게 반응하는 나를 보며 무언가가 달라졌다는 걸 알았다. 누군가와 연애를 하더라도 어렸을 때처럼 눈물이 핑 돌만큼 좋아하지 않게 되고, 감정의 오르내림이 점점 줄었다. 매체 속 아이돌의 나이는 나의 나이와 점점 차이가 나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이제 더이상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아이돌이 없다.) ‘아 내가 나이를 먹기는 먹었구나.’라고 체감하였다. 자연스럽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 2020. 9. 13.